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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 전 피식하고 싶다면, 옐로우히피스 대표 김진의 미술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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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work 자기 전 피식하고 싶다면, 옐로우히피스 대표 김진의 미술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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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간략설명 B급 감성을 기반으로 리사이클링을 통해 가장 실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옐로우히피스의 대표 김진 작가와 ‘위트’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한 번 보면 웃기고, 두 번 볼 땐 무릎을 탁 치게 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곱씹어 보면 괜시리 피식거리게 되고요. 작가의 손을 거쳐 또 다른 역할이 부여된 사물들은 어떤 재료와 영감으로 Yellow hippies studio에 오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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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급 감성을 기반으로 리사이클링을 통해 가장 실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옐로우히피스의 대표 김진 작가와 ‘위트’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한 번 보면 웃기고, 두 번 볼 땐 무릎을 탁 치게 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곱씹어 보면 괜시리 피식거리게 되고요. 작가의 손을 거쳐 또 다른 역할이 부여된 사물들은 어떤 재료와 영감으로 Yellow hippies studio에 오게 되었을까요?


    (좌) Yellowhippies 스튜디오 대문 ⓒ효정 / (우) Sk8 Lighters, plastic, 75mm*25mm, s , 2023. ⓒyellowhippiesstudio


    살아 가는데 꼭 챙겨야 할 것을 고르자면 바로 ‘위트(Wit)’. 전혀 다른 사물과 사건 사이를 연결시키면 여기에서 모순이 파생됩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기치 못한 발상이 던져지는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입꼬리를 씰룩 거리기도 하고 그 짧은 시간에 세상을 보는 시야가 3cm 정도 커지는 기분을 맛보게 됩니다. 생각이 전환이 일어난 것이지요.


    B급 감성을 기반으로 리사이클링을 통해 가장 실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옐로우히피스의 대표 김진 작가와 ‘위트’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한 번 보면 웃기고, 두 번 볼 땐 무릎을 탁 치게 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곱씹어 보면 괜시리 피식거리게 되고요.

    작가의 손을 거쳐 또 다른 역할이 부여된 사물들은 어떤 재료와 영감으로 Yellow hippies studio에 오게 되었을까요? 궁금증과 설렘을 한 가득 안고 노란 대문을 노크해보았습니다.



    ⓒ 김진

    송효정 (이상 송):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김진 (이상 김): Yellow hippies studio의 작업자, 김진이다.


    송: 누구보다 바쁜 여름을 보냈다. 서울의 ‘스튜디오 콘크리트’ 그리고 고성의 ‘글라스 하우스’. 요즘 좀 '힙하다' 하는 공간에서 두 번의 전시를 열었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작가로서 Yellow hippies studio 작품을 소개한 소감이 어떤가


    김: 일단 당연히 좋았다. 처음 Yellow hippies를 구상하면서 이런 작업을 할거라면, 전시도 하게 되겠지? 하며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마침 기회가 되어서 전시를 열 수 있게 되었다. 작업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전시를 보러온 사람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마주하는 것이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송: Yellow hippies는 어떤 브랜드인가? 브랜드 이름을 지을 때 많은 고민을 하기 마련인데, 이 이름에 작가의 어떤 가치관이 들어갔는지 궁금하다.


    김: 히피 문화를 좋아한다. 사실 집시에 가깝기에 옐로우 집시라고 지어야 하나도 고민했었는데 어감이 히피가 더 밝은 느낌이 났달까… 히피문화도 집시문화도 둘 다 동양의 문화는 아니지만, 세상이 좋아져서 사람들이 이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좋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 동양 문화도 아니면서 좋아하는 모습이 긍정적인 모순처럼 느껴졌다.

    그런 의미에서 ‘Yellow’는 동양을 표현하는 단어인데, 브랜드 이름에 모순을 넣어서 애초에 선이 없게 보이고 싶었다. 이름 자체가 모순적이니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송: 히피 문화라… 혹시 영화 '테이킹 우드스탁' 을 보았는가?


    김: 완전히 시청하진 않았지만, 대충 우드스탁이 어떤 역사를 갖고 있는지는 알고 있다. 좋아하는 문화의 흥망성쇄를 알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Chair(?), Mixed, 420mm x 750mm x 450mm, sp, 2022 ⓒ효정

    송: 패션과 공간을 오랜 시간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김: 디자인 분야 자체를 좋아한다. 도시개발 디자인도 좋아하고 토목공사도 좋아하고 광고 디자인, 캘리그라피… 한 번 관심을 가지게 되면 다 훑어본다. 그러다 패션 디자인으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회사에서 공간 일도 주기 시작하면서 디자인의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의도해서 무언가를 시작했다기보단 재밌고 잘할 수 있는 일들이었기에 계속해서 탐구했다.


    송: ‘재미있는 것’을 ‘잘 하는 것’. 굉장히 탐나는 말이다.


    김: 좋아하기에 잘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과 미술 분야를 최대한 많이 보고 많은 데이터를 쌓는 것이 그 당시 나의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기에 공부를 많이 했었다.


    송: 그렇다면, 디자인에서 리사이클링 작업으로 관심을 옮기게 된 계기가 있는가?


    김: 어렸을 때부터 ‘줍는 것’을 좋아했다. 바닥만 다니고 보며 다니던 애였다. 무엇을 만날지 모른다는 매력이 있다. 요즘은 3D 프린터도 있고, 무엇이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이다. 오히려 이게 재미가 없다. 개인적인 취향이다.

    미술 중에서도 개념미술을 좋아하는데, 버려진 것에 대해 사람들이 다시 한번 ‘와우’ 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들어보는 것이 더 흥미롭다. 사람들이 이번 전시를 보고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이제 밖에 나가면 주변의 것들이 달리 보일 것 같아요.’ 였는데, 나의 작업이 요즘 미술시장의 템포에 맞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이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좌)Hanger(?), mixed, 190mm*85mm, sp, 2023. ⓒ효정 / (우) Broom(?), Mixed, 170cm x 38cm x 17cm, w ⓒyellowhippiesstudio


    송: 리사이클링 작업을 할 때, 가장 재미있는 순간이 궁금하다.


    김: 리사이클링하면 물성을 많이 다루게 된다. 100% 컨디션의 재료들도, 나를 위한 재료는 없지만, 우연히 만나는 재료들의 물성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서 즐겁다. 와인잔을 만들고 싶다면 유리공예에 대해 알아보고 하는 노력들이 추가된다.

    기존에 부여된 역할을 다르게 사용해보는 재미가 있다. 예를 들면 망치는 ‘벽에 못을 박는’ 역할을 보통 생각한다. 그랬을 때 이것을 나름 분해해 보면서, 본래의 주목적을 실제로 사용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디테일한 유머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벽에 못을 박은 망치가 ‘옷을 걸 수 있는 행거’ 의 역할로 재탄생한 것처럼 말이다.


    송: 그럼 재료를 수집하는 기준이 있을까? 길을 가면서 신호를 보내는 친구들이 따로 있을 것 같다.


    김: 괜시리 눈이 가는 것이 있다. ‘저거는 저번에 주워온 거랑 같이 조합하면 재밌겠다’ 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치만 거의 구상을 먼저 해놓고 이에 많는 재료를 찾아 작업을 하는 편이다.

    진짜 신기한게 강아지랑 산책하다보면 이미지에 맞는 친구들이 딱 눈에 띈다. 나무 스툴도 의자 다리는 많이 모았지만, 오히려 스툴 위에 얹는 원판을 찾지 못했었다.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던 찰나, 커피 사러 갔다가 카페 앞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송: 그렇게 작업을 하다보면, 작업이 절대 질리지 않을 것 같다. 다른 리사이클링 작업과 Yellow hippies의 작업은 어떤 차별점이 있을지


    김: 가장 ‘심플’한 리사이클링이라고 생각한다. 사물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다른 가치재로서 제안해보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다.


    송: 오히려 그 지점이 쿨하고 멋져 보였다.


    김: 맞다. 심미적으로 뛰어나지 않아도 흥미로운 사물들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Fish Trap(?), mixed(100% recycled), 910mm*410mm, s, 2023 ⓒYellowhippiesstudio


    송: 전시를 보면서 가장 무릎을 탁 친 것이 캡션이었다. 모든 작품 뒤에 (?) 가 들어가는 것, 그 밑에는 작품에 대한 명쾌한 설명까지. 물음표의 의미는 무엇인지 느낌표를 찍게 되는 순간은 절대 없을지 궁금하다.


    김: (?) 를 적는 이유는 나도 이 작품을 정의하기엔 이것이 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붙이게 되었다. 이게 ‘의자~? (*끝음을 올려야 한다.)’ 이렇게 말이다.

    느낌표가 나오는 순간은 없을 것 같다. 타이어를 예로 들자면 차에 붙어있고 굴러가야만 타이어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치만 버려진 타이어를 길을 걷다 보았을 때 잠깐 쉬기 위해 거기에 앉았다면, 타이어의 쿠션감과 높이감은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이다. 의자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사실 어떤 순간에도 이거야! 를 외칠 순 없을 것 같다.



    김진 작가의 최고 관심사

    송: 사실 인터뷰를 요청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 사진 재미있다.’, ‘이 영상 웃기다’ 하는 게시물이나 계정을 보면 꼭 먼저 좋아요가 눌러져 있거나 팔로우를 하고 계시더라. 김진의 영감 창고가 궁금해졌달까.


    김: 밈이나 짤이라고 하는 웃긴 사진들을 좋아한다. 마침 그 순간에 카메라가 있어서 이것을 포착한다는 것 자체가 노력이고 뇌가 녹을 정도의 즐거움이다. 찍어준 것이 감사할 정도. 이것은 사료로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동물들을 순간포착한 사진과 영상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송: 개인적으로 무용의 쓸모에 관심이 많다. ‘굳이’ 싶은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고, 그래서인지 전시에서 만난 ‘People need weird stuff’ 라는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왜 굳이 이상한 물건에 마음이 끌릴까?


    김: ‘굳이’ 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굳이’ 라는 개념이 하나의 문화인 것 같다. 빗살무늬토기도 굳이 거기에 문양을 넣을 필요는 없었을텐데, 굳이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지 등 이런 이유로 모든 것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사람들은 ‘굳이’ 하는 행위에 대해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다. 필요해서 하는 일만 하기엔 사회는 그보다 더 나은 곳이지 않은가. 이상한 것에 끌리는 것은 개인적인 취향이 들어가겠지만, 모두가 마음 한 켠에 이상한 것을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송: 이외에도 여러가지 영어 슬로건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문구들이 있는지, 그 문구들을 쓰게 되는 순간들이 궁금하다.


    김: 어렸을 때부터 웃긴 걸 좋아했다. 웃긴 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특히 스탠드 업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함축된 한 마디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탠드 업 코미디를 보면 사람들을 자지러지게 할 딱 한 마디를 위해 수많은 사전 빌드업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의 몰입감, 그리고 그것을 해소시키는 순간이 너무 좋아서 그런 슬로건들을 쓰게 되는 것 같다.

    MY SENSE OF HUMOR MIGHT HURT YOUR FEELINGS
    나의 유머가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가장 Yellow hippies 를 나타내는 말인 것 같다. 불친절한 스튜디오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해서 더욱 좋다. ‘당신들이 선호하는 것만 만들지 않을거야.',‘인상이 찌푸려지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거 할거야. 경고했으니 그에 대한 감상은 당신의 몫’ 이라는 내용을 전하고 싶었다.



    Target(?), wood with stainless, 53.5cmx137cm, 2022 ⓒYellowhippiesstudio

    송: 지금 Yellow hippies studio를 운영해오기까지 취향이 변하는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

    김: 사실 취향적인 부분은 똑같다. 지금의 내가 지난 시절동안 쌓아온 게 있으니 취향이 확고해지고, 심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심화된 취향이 B급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게 진짜 B급인지 아닌지에 대한 구별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


    송: 그렇다면 취향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고자 한다. 이전 인터뷰에서 ‘미술 경매사’가 꿈이었다는 답변을 본 적 있다. 경매에서 하나의 작품을 살 수 있다면 어떤 작가의 작품을 살지 궁금하다.


    김: 프란시스 베이컨을 좋아해서, 몸에 베이컨 타투도 있다. 고어 할 지라도 그 안에 있는 아름다움이 좋다.


    송: 반대로 작가의 작품 중 한 점을 경매에 출품하게 된다면 어떤 작품을 판매하고 싶은가


    김:'Target' 을 보여주고 싶다. 이건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것 자체가 재미있을 것 같다. 과녁은 총으로 맞혀야 하는 타겟이다. 이 때 타겟의 모양을 어느 이미지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실전에서의 목적이 달라진다. 과녁의 모양이 아이일 수도 있고, 동물일 수도 있고, 사람의 머리일 수도 있기에.




    송: 어쩌면 작업에 있어서 부정적인 반응들도 있었을 것 같다.


    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작업에 선을 정해두진 않았다. 남들한테 피해만 안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히려 선을 넘지 않는, 딱 이 정도를 유지했을 때 보여지는 매력이 있기 때문에 그 균형을 핸들링 할 뿐이다.


    송: 그런 의미에서 김진에게 ‘위트’는 어떤 존재인가


    김: 위트라는 단어를 정의하진 않았지만, 사실 그냥 좋다. 무엇이든지 다 모순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한번 짚고 장난을 치는 것이 재미있다. 어떻게 보면 위트는 여유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남을 해하지 않고, 나의 모순을 인정을 했을 때 그 여유에서 나오는 유머들이 참 매력적이다.



    Rocking horses(?), plastic, 900mm*900mm*250mm, s, 2023 ⓒYellowhippiesstudio

    송: 질문의 끝이 보인다. 삶에 미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김: 필요한 이유는 없다. 있으면 좋긴 한데 없어도 죽는 건 아니다. 그치만 함께하면 좋은 이유는 많다. 굳이 쓸데없는 짓을 하는 부분에서 풀리는 스트레스가 많다. 음악도 게임도 나를 더 많이 알게 되는 시간이 된다.


    송: 올해 남은 가을과 겨울의 시간은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김: 신작을 계속 만들어낼 것 같다. 그리고 콜라보 작업과 공간 디자인이 남아있다. 할 일이 참 많다.


    송: 마지막으로 Yellow hippies의 작업을 사람들이 어떻게 향유하면 좋겠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김: 웃기면 웃으면 좋겠다. 안 웃기면 내가 좀 더 열심히 하겠다.

    나중에는 다른 바이브로 Yellow Hippies를 보여주고 싶다. 물성을 접하다 보니 물성이라는 키워드에 빠졌다. 산화작용이나 원재료에 맞는 변화 같은 것들에 대한 작업을 하고싶기도해서 좀 더 심오한 작업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Yellow hippies 웹사이트와 인스타 계정을 통해 작업들을 아카이빙 하고 있으니 지켜봐주길 바란다.





    EDITOR 송효정 DESIGNER 디자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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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Yellowhippies 스튜디오 대문 ⓒ효정 / (우) Sk8 Lighters, plastic, 75mm*25mm, s , 2023. ⓒyellowhippiesstudio


    살아 가는데 꼭 챙겨야 할 것을 고르자면 바로 ‘위트(Wit)’. 전혀 다른 사물과 사건 사이를 연결시키면 여기에서 모순이 파생됩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기치 못한 발상이 던져지는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입꼬리를 씰룩 거리기도 하고 그 짧은 시간에 세상을 보는 시야가 3cm 정도 커지는 기분을 맛보게 됩니다. 생각이 전환이 일어난 것이지요.


    B급 감성을 기반으로 리사이클링을 통해 가장 실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옐로우히피스의 대표 김진 작가와 ‘위트’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한 번 보면 웃기고, 두 번 볼 땐 무릎을 탁 치게 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곱씹어 보면 괜시리 피식거리게 되고요.

    작가의 손을 거쳐 또 다른 역할이 부여된 사물들은 어떤 재료와 영감으로 Yellow hippies studio에 오게 되었을까요? 궁금증과 설렘을 한 가득 안고 노란 대문을 노크해보았습니다.



    ⓒ 김진

    송효정 (이상 송):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김진 (이상 김): Yellow hippies studio의 작업자, 김진이다.


    송: 누구보다 바쁜 여름을 보냈다. 서울의 ‘스튜디오 콘크리트’ 그리고 고성의 ‘글라스 하우스’. 요즘 좀 '힙하다' 하는 공간에서 두 번의 전시를 열었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작가로서 Yellow hippies studio 작품을 소개한 소감이 어떤가


    김: 일단 당연히 좋았다. 처음 Yellow hippies를 구상하면서 이런 작업을 할거라면, 전시도 하게 되겠지? 하며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마침 기회가 되어서 전시를 열 수 있게 되었다. 작업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전시를 보러온 사람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마주하는 것이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송: Yellow hippies는 어떤 브랜드인가? 브랜드 이름을 지을 때 많은 고민을 하기 마련인데, 이 이름에 작가의 어떤 가치관이 들어갔는지 궁금하다.


    김: 히피 문화를 좋아한다. 사실 집시에 가깝기에 옐로우 집시라고 지어야 하나도 고민했었는데 어감이 히피가 더 밝은 느낌이 났달까… 히피문화도 집시문화도 둘 다 동양의 문화는 아니지만, 세상이 좋아져서 사람들이 이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좋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 동양 문화도 아니면서 좋아하는 모습이 긍정적인 모순처럼 느껴졌다.

    그런 의미에서 ‘Yellow’는 동양을 표현하는 단어인데, 브랜드 이름에 모순을 넣어서 애초에 선이 없게 보이고 싶었다. 이름 자체가 모순적이니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송: 히피 문화라… 혹시 영화 '테이킹 우드스탁' 을 보았는가?


    김: 완전히 시청하진 않았지만, 대충 우드스탁이 어떤 역사를 갖고 있는지는 알고 있다. 좋아하는 문화의 흥망성쇄를 알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Chair(?), Mixed, 420mm x 750mm x 450mm, sp, 2022 ⓒ효정

    송: 패션과 공간을 오랜 시간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김: 디자인 분야 자체를 좋아한다. 도시개발 디자인도 좋아하고 토목공사도 좋아하고 광고 디자인, 캘리그라피… 한 번 관심을 가지게 되면 다 훑어본다. 그러다 패션 디자인으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회사에서 공간 일도 주기 시작하면서 디자인의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의도해서 무언가를 시작했다기보단 재밌고 잘할 수 있는 일들이었기에 계속해서 탐구했다.


    송: ‘재미있는 것’을 ‘잘 하는 것’. 굉장히 탐나는 말이다.


    김: 좋아하기에 잘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과 미술 분야를 최대한 많이 보고 많은 데이터를 쌓는 것이 그 당시 나의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기에 공부를 많이 했었다.


    송: 그렇다면, 디자인에서 리사이클링 작업으로 관심을 옮기게 된 계기가 있는가?


    김: 어렸을 때부터 ‘줍는 것’을 좋아했다. 바닥만 다니고 보며 다니던 애였다. 무엇을 만날지 모른다는 매력이 있다. 요즘은 3D 프린터도 있고, 무엇이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이다. 오히려 이게 재미가 없다. 개인적인 취향이다.

    미술 중에서도 개념미술을 좋아하는데, 버려진 것에 대해 사람들이 다시 한번 ‘와우’ 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들어보는 것이 더 흥미롭다. 사람들이 이번 전시를 보고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이제 밖에 나가면 주변의 것들이 달리 보일 것 같아요.’ 였는데, 나의 작업이 요즘 미술시장의 템포에 맞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이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좌)Hanger(?), mixed, 190mm*85mm, sp, 2023. ⓒ효정 / (우) Broom(?), Mixed, 170cm x 38cm x 17cm, w ⓒyellowhippiesstudio


    송: 리사이클링 작업을 할 때, 가장 재미있는 순간이 궁금하다.


    김: 리사이클링하면 물성을 많이 다루게 된다. 100% 컨디션의 재료들도, 나를 위한 재료는 없지만, 우연히 만나는 재료들의 물성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서 즐겁다. 와인잔을 만들고 싶다면 유리공예에 대해 알아보고 하는 노력들이 추가된다.

    기존에 부여된 역할을 다르게 사용해보는 재미가 있다. 예를 들면 망치는 ‘벽에 못을 박는’ 역할을 보통 생각한다. 그랬을 때 이것을 나름 분해해 보면서, 본래의 주목적을 실제로 사용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디테일한 유머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벽에 못을 박은 망치가 ‘옷을 걸 수 있는 행거’ 의 역할로 재탄생한 것처럼 말이다.


    송: 그럼 재료를 수집하는 기준이 있을까? 길을 가면서 신호를 보내는 친구들이 따로 있을 것 같다.


    김: 괜시리 눈이 가는 것이 있다. ‘저거는 저번에 주워온 거랑 같이 조합하면 재밌겠다’ 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치만 거의 구상을 먼저 해놓고 이에 많는 재료를 찾아 작업을 하는 편이다.

    진짜 신기한게 강아지랑 산책하다보면 이미지에 맞는 친구들이 딱 눈에 띈다. 나무 스툴도 의자 다리는 많이 모았지만, 오히려 스툴 위에 얹는 원판을 찾지 못했었다.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던 찰나, 커피 사러 갔다가 카페 앞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송: 그렇게 작업을 하다보면, 작업이 절대 질리지 않을 것 같다. 다른 리사이클링 작업과 Yellow hippies의 작업은 어떤 차별점이 있을지


    김: 가장 ‘심플’한 리사이클링이라고 생각한다. 사물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다른 가치재로서 제안해보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다.


    송: 오히려 그 지점이 쿨하고 멋져 보였다.


    김: 맞다. 심미적으로 뛰어나지 않아도 흥미로운 사물들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Fish Trap(?), mixed(100% recycled), 910mm*410mm, s, 2023 ⓒYellowhippiesstudio


    송: 전시를 보면서 가장 무릎을 탁 친 것이 캡션이었다. 모든 작품 뒤에 (?) 가 들어가는 것, 그 밑에는 작품에 대한 명쾌한 설명까지. 물음표의 의미는 무엇인지 느낌표를 찍게 되는 순간은 절대 없을지 궁금하다.


    김: (?) 를 적는 이유는 나도 이 작품을 정의하기엔 이것이 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붙이게 되었다. 이게 ‘의자~? (*끝음을 올려야 한다.)’ 이렇게 말이다.

    느낌표가 나오는 순간은 없을 것 같다. 타이어를 예로 들자면 차에 붙어있고 굴러가야만 타이어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치만 버려진 타이어를 길을 걷다 보았을 때 잠깐 쉬기 위해 거기에 앉았다면, 타이어의 쿠션감과 높이감은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이다. 의자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사실 어떤 순간에도 이거야! 를 외칠 순 없을 것 같다.



    김진 작가의 최고 관심사

    송: 사실 인터뷰를 요청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 사진 재미있다.’, ‘이 영상 웃기다’ 하는 게시물이나 계정을 보면 꼭 먼저 좋아요가 눌러져 있거나 팔로우를 하고 계시더라. 김진의 영감 창고가 궁금해졌달까.


    김: 밈이나 짤이라고 하는 웃긴 사진들을 좋아한다. 마침 그 순간에 카메라가 있어서 이것을 포착한다는 것 자체가 노력이고 뇌가 녹을 정도의 즐거움이다. 찍어준 것이 감사할 정도. 이것은 사료로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동물들을 순간포착한 사진과 영상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송: 개인적으로 무용의 쓸모에 관심이 많다. ‘굳이’ 싶은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고, 그래서인지 전시에서 만난 ‘People need weird stuff’ 라는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왜 굳이 이상한 물건에 마음이 끌릴까?


    김: ‘굳이’ 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굳이’ 라는 개념이 하나의 문화인 것 같다. 빗살무늬토기도 굳이 거기에 문양을 넣을 필요는 없었을텐데, 굳이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지 등 이런 이유로 모든 것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사람들은 ‘굳이’ 하는 행위에 대해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다. 필요해서 하는 일만 하기엔 사회는 그보다 더 나은 곳이지 않은가. 이상한 것에 끌리는 것은 개인적인 취향이 들어가겠지만, 모두가 마음 한 켠에 이상한 것을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송: 이외에도 여러가지 영어 슬로건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문구들이 있는지, 그 문구들을 쓰게 되는 순간들이 궁금하다.


    김: 어렸을 때부터 웃긴 걸 좋아했다. 웃긴 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특히 스탠드 업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함축된 한 마디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탠드 업 코미디를 보면 사람들을 자지러지게 할 딱 한 마디를 위해 수많은 사전 빌드업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의 몰입감, 그리고 그것을 해소시키는 순간이 너무 좋아서 그런 슬로건들을 쓰게 되는 것 같다.

    MY SENSE OF HUMOR MIGHT HURT YOUR FEELINGS
    나의 유머가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가장 Yellow hippies 를 나타내는 말인 것 같다. 불친절한 스튜디오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해서 더욱 좋다. ‘당신들이 선호하는 것만 만들지 않을거야.',‘인상이 찌푸려지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거 할거야. 경고했으니 그에 대한 감상은 당신의 몫’ 이라는 내용을 전하고 싶었다.



    Target(?), wood with stainless, 53.5cmx137cm, 2022 ⓒYellowhippiesstudio

    송: 지금 Yellow hippies studio를 운영해오기까지 취향이 변하는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

    김: 사실 취향적인 부분은 똑같다. 지금의 내가 지난 시절동안 쌓아온 게 있으니 취향이 확고해지고, 심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심화된 취향이 B급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게 진짜 B급인지 아닌지에 대한 구별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


    송: 그렇다면 취향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고자 한다. 이전 인터뷰에서 ‘미술 경매사’가 꿈이었다는 답변을 본 적 있다. 경매에서 하나의 작품을 살 수 있다면 어떤 작가의 작품을 살지 궁금하다.


    김: 프란시스 베이컨을 좋아해서, 몸에 베이컨 타투도 있다. 고어 할 지라도 그 안에 있는 아름다움이 좋다.


    송: 반대로 작가의 작품 중 한 점을 경매에 출품하게 된다면 어떤 작품을 판매하고 싶은가


    김:'Target' 을 보여주고 싶다. 이건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것 자체가 재미있을 것 같다. 과녁은 총으로 맞혀야 하는 타겟이다. 이 때 타겟의 모양을 어느 이미지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실전에서의 목적이 달라진다. 과녁의 모양이 아이일 수도 있고, 동물일 수도 있고, 사람의 머리일 수도 있기에.




    송: 어쩌면 작업에 있어서 부정적인 반응들도 있었을 것 같다.


    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작업에 선을 정해두진 않았다. 남들한테 피해만 안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히려 선을 넘지 않는, 딱 이 정도를 유지했을 때 보여지는 매력이 있기 때문에 그 균형을 핸들링 할 뿐이다.


    송: 그런 의미에서 김진에게 ‘위트’는 어떤 존재인가


    김: 위트라는 단어를 정의하진 않았지만, 사실 그냥 좋다. 무엇이든지 다 모순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한번 짚고 장난을 치는 것이 재미있다. 어떻게 보면 위트는 여유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남을 해하지 않고, 나의 모순을 인정을 했을 때 그 여유에서 나오는 유머들이 참 매력적이다.



    Rocking horses(?), plastic, 900mm*900mm*250mm, s, 2023 ⓒYellowhippiesstudio

    송: 질문의 끝이 보인다. 삶에 미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김: 필요한 이유는 없다. 있으면 좋긴 한데 없어도 죽는 건 아니다. 그치만 함께하면 좋은 이유는 많다. 굳이 쓸데없는 짓을 하는 부분에서 풀리는 스트레스가 많다. 음악도 게임도 나를 더 많이 알게 되는 시간이 된다.


    송: 올해 남은 가을과 겨울의 시간은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김: 신작을 계속 만들어낼 것 같다. 그리고 콜라보 작업과 공간 디자인이 남아있다. 할 일이 참 많다.


    송: 마지막으로 Yellow hippies의 작업을 사람들이 어떻게 향유하면 좋겠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김: 웃기면 웃으면 좋겠다. 안 웃기면 내가 좀 더 열심히 하겠다.

    나중에는 다른 바이브로 Yellow Hippies를 보여주고 싶다. 물성을 접하다 보니 물성이라는 키워드에 빠졌다. 산화작용이나 원재료에 맞는 변화 같은 것들에 대한 작업을 하고싶기도해서 좀 더 심오한 작업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Yellow hippies 웹사이트와 인스타 계정을 통해 작업들을 아카이빙 하고 있으니 지켜봐주길 바란다.





    EDITOR 송효정 DESIGNER 디자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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